"전쟁으로 먹고사는 회사"...정유 4사, 국감서 가격·거래관행 뭇매

  • 전량구매·사후정산 도마…정유 4사 개선 약속

  • SK·HD현대오일뱅크, 담합 '윗선 인지' 즉답 피해

  • 공정위 "담합 인정·부당지급 확인 시 환수 요청"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왼쪽부터 김종화 SK에너지 대표 김창수 GS칼텍스 부사장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 이건명 에쓰오일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20261012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왼쪽부터) 김종화 SK에너지 대표, 김창수 GS칼텍스 부사장,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 이건명 에쓰오일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2026.10.12[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내 정유 4사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격 담합 의혹과 불공정 거래관행을 둘러싸고 질타를 받았다. 정유사 경영진은 유가 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에 사과하며 주유소 거래관행 개선을 약속했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는 김종화 SK에너지 대표,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 김창수 GS칼텍스 부사장, 이건명 에쓰오일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초 출석 예정이었던 허세홍 GS칼텍스 부회장과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는 부사장으로 대체됐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이 정유사 내부에서 "역시 전쟁으로 먹고사는 회사", "트럼프 만세", "오늘 100원 더 올린다", "올해 2조 벌 듯"이라는 대화가 오갔다고 지적하며 정유 4사가 전쟁을 돈벌이 기회로 삼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유사와 주유소 간 거래구조도 문제 삼았다. 민 의원은 전량구매계약으로 인해 주유소가 저렴한 공급처를 선택하기 어렵고, 사후정산제로 인해 정확한 공급가격조차 알지 못한 채 제품을 판매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종화 SK에너지 대표는 "전량구매계약 문제점에 관해서는 저희가 파악하고 개선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는 "유가 폭등 시기에 국민들이 느낀 부담에 대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건명 에쓰오일 부사장 역시 "호르무즈 사태 이후 유가부담으로 국민 부담 많이 준 부분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김창수 GS칼텍스 부사장은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공정위가 발표한 대로 수정 중이며 조속히 개선해 실행하겠다"고 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김종화 SK에너지 대표에게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손실보전액 산출 근거를 공개할 수 있는지 질문했다. 실제 원가 손실뿐 아니라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얻었을 기대이익까지 보전 대상에 포함됐는지도 짚었다.

김 대표는 "최고가격제 정산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했으며 현재 세부 내용을 논의 중"이라고 밝히며 손실보전 요구액과 산정 근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위가 확보한 가격 자료와 조사 결과를 산업통상부의 손실보전 검증에 활용하도록 협의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담합이 최종 인정될 경우 손실보전액에 가격 왜곡이 반영됐는지 재검증하고 부당지급액이 확인되면 환수를 관계부처에 요청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셀프주유소의 정량·정액 주유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셀프주유소에서 '가득 주유'를 선택한 뒤 주유가 자동으로 멈췄을 때 소비자가 추가 주유 없이 현재 주유량만큼 결제하고 종료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제대로 안내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종화 SK에너지 대표는 직영주유소부터 안내 스티커를 배포하고 올해 안에 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자영주유소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전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에쓰오일은 관련 업체와 협의해 주유 중단 버튼을 조속히 현장에 적용하겠다고 답했다.

김창수 GS칼텍스 부사장은 "지난 10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직영 셀프주유소 100%의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자영주유소 역시 빠른 시일 내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준태 의원은 가격 담합 의혹과 관련해 경영진의 관여 여부도 추궁했다. 박 의원은 검찰 수사 결과를 언급하며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의 팀장급 직원들이 가격정보를 교환하고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경영진이 이를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따져 물었다.

이에 김 대표는 공정위 심의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해당 절차를 통해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대표 역시 담합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점에 대해 송구하다는 뜻을 전하며 관련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경영진의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