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낮추려면 대가 지불해야"…1500억달러 조선 투자 재차 거론
사전투표 본격화 속 경제 메시지 강화…해외 투자 유치 성과 전면에
트럼프 35곳 순회 유세 예고…오바마도 미시간 지원전 가세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스패로우스 포인트에서 열린 연설에서 "미국은 현재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뜨거운 나라다. 취임 이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규모의 투자 약속을 확보했다. 이런 일은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최근 우리에게 1500억달러를 제공했다"며 "그 돈은 전부 조선업에 들어가며, 이는 한국이 자국에 부과되는 관세를 낮추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관세를 낮추길 원한다"며 "나는 '그러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국이 지난해 관세 협상의 대가로 제안한 '마스가(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언급한 모습이지만, 아직 한국이 미국 내 조선업 투자를 본격 집행한 것은 아닌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주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미국 조선업 투자도 직접 언급했다. 그는 "한국 기업 한화는 필라델피아의 유서 깊은 조선소를 되살리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며 "아주 크고 오래된 조선소"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을 잇달아 압박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알래스카를 방문한 자리에서 500억달러 규모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한국이 투자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며 "곧 합의하지 않는다면 청구금을 두 배로 올릴 것이라고 전하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은 조선업 투자를 제외한 나머지 2000억달러와 관련해 미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첫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대형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LNG 사업은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한 상태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한국 투자 언급은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관세 정책이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행보와 맞물린다. 이날 연설 장소인 스패로우스 포인트 역시 미국 조선·방산 산업 투자가 진행되는 곳이다. 미 방산 기술기업 안두릴은 이곳에 37억달러를 투자하고 미 해군도 29억달러 규모 계약을 발주해 군용 조선소와 함정 부품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32일 유세 대장정'에 나선 가운데 줄곧 자신의 관세 및 경제 정책 성과를 홍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이 관세 협상의 일환으로 미국 내 원전 8기를 짓기로 한 것과 관련해, 건설 부지로 거론된 지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며 한국 내 투자를 촉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달 30일 한국의 원전 건설 지역으로 켄터키, 테네시, 오하이오,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을 거론한 바 있다.
중간선거 사전투표 개시
한편 미국에서는 중간선거를 한 달도 채 남겨두고 사전투표가 본격 시작됐다. 이날 오하이오와 인디애나, 뉴멕시코, 와이오밍 등에서 현장 사전투표가 시작됐고, 앞서 미네소타와 버지니아, 일리노이, 캘리포니아, 몬태나, 네브래스카 등도 투표에 들어갔다. 미국 47개 주와 워싱턴DC가 사전투표를 허용하고 있어 본선거에 앞서 유권자들의 선택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연방 상·하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을 탈환할 수 있을지 여부다. 하원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선거분석기관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하원 435석 중 민주당 우세 지역을 208곳, 공화당 우세 지역을 205곳으로 분류하고 나머지 22곳을 경합지로 꼽았다. 민주당은 현재 214석을 확보하고 있어 과반을 되찾기 위해서는 4석을 추가해야 한다.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현재 53석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이 다수당을 탈환하려면 4석을 순증해야 한다. 알래스카와 아이오와, 캔자스, 메인, 미시간, 오하이오, 텍사스 등 7곳이 주요 경합지로 꼽힌다. 이 중 미시간을 제외한 6곳은 현재 공화당 의석이다.
특히 미시간에서는 전·현직 대통령이 나란히 지원 유세에 뛰어들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오는 24일 디트로이트에서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압둘 엘사예드 지원 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약 일주일 반 뒤 미시간 방문을 예고했다.
미시간은 민주당 게리 피터스 상원의원의 불출마로 현역 프리미엄이 사라진 곳이다. 민주당 후보 엘사예드는 공화당 후보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의원과 접전을 벌이고 있어 상원 다수당 향방을 가를 핵심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제발 밖으로 나가 투표하라"며 공화당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는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등으로 인해 지지율이 크게 낮아진 가운데 경합지 등 35곳을 직접 방문해 지원 유세를 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민주당도 고물가를 앞세워 공화당을 압박하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은 물가를 올리고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을 더욱 힘들게 만들기만 했다"며 지지층 결집을 촉구했다.
선거 표심을 좌우할 변수로는 고물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 이란전 장기화 등이 꼽힌다. 실제로 사전투표가 시작된 오하이오는 공화당 강세 지역이지만 유가 상승과 이란전에 대한 유권자 불만이 높아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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