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성장펀드 18조 승인했지만 실제 집행률 25.4% 그쳤다

  • 대기업, 수도권 집중 배분...당초 취지와 달라

국민성장펀드 웹페이지
[국민성장펀드 웹페이지]

대한민국의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정부가 야심 차게 시작한 국민성장펀드의 투자 진척도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펀드 출범 이후 지난 9월 말까지 10개월간 18조원의 투자 승인을 받았지만 집행된 금액은 4조5000억원대(집행률 25.4%)에 그쳤다. 투자 자금 배분도 당초 '첨단산업육성, 벤처·스케일업 지원, 지역성장'이란 취지와 달리 대기업과 수도권에 편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기사 3면>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산업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국민참여성장펀드와 K-콘텐츠 펀드를 제외한 국민성장펀드 승인금액은 18조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실제 집행된 금액은 4조5784억원으로 승인액 대비 집행률은 25.4%에 불과했다.
 
국민성장펀드 승인 및 집행액
국민성장펀드 승인 및 집행액

세부적으로는 첨단전략산업기금이 8조5685억원을 승인했지만 9월 말 기준 실제 집행액은 1조8055억원에 그쳐 집행률이 21.1%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민간 지원액은 9조4643억원 가운데 2조7729억원이 집행돼 집행률은 29.3%로 나타났다. 8월 말 집행률(21.3%) 대비 9월 말 집행률은 4.1%포인트 높아졌지만 여전히 승인액 대비 집행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다.

투자자금 배분방식도 당초 취지와 달랐다. 국민성장펀드는 △첨단전략산업 △연구개발(R&D)·벤처 스케일업 △지역성장 등에 우선 자금을 배분하는 게 목적이다. 그런데 9월 말까지 전체 승인금액 18조328억원 가운데 대기업 승인액은 10조9370억원으로 60.6%를 차지했다. 반면 중견기업에는 4조9567억원(27.5%), 중소기업에는 2조1391억원(11.9%)이 배정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10조원이 승인돼 전체 중 55.4%를 차지했다. 호남권이 5조2000억원(28.7%)으로 뒤를 이었으며 영남권 1조4000억원(7.9%), 충청권 1조4000억원(7.5%), 강원·제주 1000억원(0.4%) 순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펀드가 조성된 지 얼마 안 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대기업이나 수도권에 지나치게 편중된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이 있을 수 있다"며 "지역별로도 강원·제주나 충청 지역에 대한 지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민수 의원은 "국민성장펀드가 승인한 18조원 중 실제 집행률은 4분의 1에 그치고 그마저도 대기업과 수도권에 쏠려 당초 펀드 취지가 퇴색됐다"며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은 집행률 제고와 함께 중소기업과 비수도권으로 자금이 고르게 흐르도록 배분 기준을 즉시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