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유 비중 5년 만에 30% 붕괴...미주산이 빈자리 메워

  • 중동산 비중 61.8%…1986년 이후 최저

  • 미국산 20%대 유지…미주산 비중 역대 최고

  • 정유업계, 지정학 리스크에 도입선 다변화 가속

호르무즈 해협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우리나라의 최대 원유 공급국인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 도입 비중이 올해 내내 하락한 끝에 5년 만에 처음으로 30% 아래로 내려갔다.

중동산 전체 원유 비중 역시 역대 연간 기준 네 번째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중동 전쟁 이후 국내 원유 수급 구조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기준 우리나라의 국가별 원유 도입 비중은 사우디가 29.90%로 가장 높았다. 다만 전월 30.91%와 비교하면 1.01%포인트(p) 하락했다.

연간 기준으로 사우디산 원유 도입 비중이 30%를 밑돈 것은 2021년 29.3% 이후 처음이다. 2021년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와 중동 정세 불안에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원유 수급이 불안정했던 시기다.

대륙별로 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은 61.8%에 그쳤다. 1986년 60.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간 누적 기준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이 가장 낮았던 해는 1985년 57.0%이며, 이어 2021년 59.8%, 1986년 60.5%, 1987년 64.1% 순이다.

최근과 같은 감소 흐름이 이어질 경우 1986년 기록을 밑돌며 역대 세 번째 또는 그보다 낮은 수준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려는 국내 정유업계의 원유 도입선 다변화 움직임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데다 원유 설비까지 공격받으면서 원유 공급과 수출에 차질을 겪었다.

홍해를 우회해 수출을 이어왔지만 최근에는 후티 반군의 홍해 위협에 동서 송유관 공격까지 겹치면서 수출량이 더욱 줄어들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는 미국산을 중심으로 한 미주산 원유가 중동산 감소분을 일부 메우고 있다.

미국산 원유 도입 비중은 올해 1~4월 20.7%로 연간 누적 기준 처음 20%를 넘어섰으며, 8월에도 20.12%를 기록해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륙별로도 올해 들어 8월까지 미주산 원유 도입 비중은 26.7%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미주산에 이어 아시아산이 5.9%, 아프리카산이 5.6%를 차지했다. 지난해 각각 5.0%, 2.2%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지역 모두 비중이 확대됐다.

정유업계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 불안 요인이 이어지며 국내 원유의 수급 체질이 바뀌고 있으며,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도입선 다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당분간 미주산을 중심으로 한 비중동산 원유의 비중 확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