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주가 누르기 행위 막을 '3중 장치' 만든다

  • 저PBR 기업 대상 '네이밍 앤 셰이밍', 한국형 베어허그제, 스튜어드십코드 강화

 
당정협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가 29일 실무 당정협의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여당이 인위적으로 주가를 누르는 행위를 해소하기 위해 '3중 장치'를 두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현저히 낮은 '저PBR' 기업 명단을 11월 초 예정대로 공개한다. 또한 인수합병(M&A) 정보를 일반투자자들에도 투명하게 공개하는 '한국형 베어허그'를 도입하고, 저PBR 기업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원칙) 활성화를 위해 이른바 '5%룰' 개선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는 29일 국회에서 재정경제부,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과 함께 실무 당정협의회를 열고 주가 누르기 방지를 위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편안과 자본시장법 입법 과제 등을 논의했다. 오기형 K-자본시장특위 위원장은 "저PBR 기업들 때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전체 기업의 약 60∼70%가 PBR 1 이하인데 이런 저PBR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협의회에서 당정은 저PBR 기업의 주가 누르기를 해소할 세 가지 방안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먼저 '네이밍 앤드 셰이밍(naming and shaming)' 제도 시행이다. 이 제도는 저PBR 기업 명단을 시장에 공개하는 이른바 '망신주기' 방식으로 기업의 자발적인 가치 제고를 유도하는 것이다. 한국거래소가 11월 2일 처음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형 베어허그 제도 도입을 위한 입법도 추진한다. '베어허그'는 M&A 과정에서 정보 공개를 강화하는 제도다. M&A 시도가 있을 시, 인수 대상 기업의 이사회가 인수 제안이나 공개매수에 대한 의견을 의무적으로 표명하도록 해 일반 주주와 투자자들에도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알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특위는 올해 안에 관련 법안 처리에 나설 방침이다.

저PBR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코드 활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 보완에도 나선다. 오 위원장은 "일본처럼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기관과 장기투자자가 소통하면서 저PBR을 해소하고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금융위·금감원에서 추진 중인 관행 개선에 더해 자본시장법상 5% 룰 개선이나 공동보유자 제도 개선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5% 룰은 상장회사 주식 등을 5% 이상 보유한 투자자가 보유 사실과 목적을 의무 공시하도록 한 규정이다. 기관투자자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설 경우에도 이 규정이 적용돼, 그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날 당정협의에선 저PBR 기업 관련 정부의 상속·증여세법 개편안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부안은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려고 주가를 일부러 낮추는 기업에 대해 주식 평가액을 최소 30% 할증해 과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저PBR 기업 선정기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에 여당안인 이소영 의원안(저PBR=PBR 0.8 미만)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 위원장은 "상증세법과 관련해선 정부안과 의원안 속에서 함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10월에도 다양한 논의를 축적하고 11월 중으로 이를 정리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