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중재로 간접 협상 지속…핵 문제 놓고 입장차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조만간 결론에 이를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미국이 핵 프로그램 양보를 요구하고 이란은 이를 거부하면서 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란과의 협상에 진전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내 생각에는 어느 쪽이든 결론이 날 것이고, 꽤 빨리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면 휘발유 가격도 급락할 것이라며 "이란은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카타르를 통한 간접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카타르 측 중재자들을 다시 만났다며 "카타르가 미국에 제안할 아이디어들을 논의했고 이후 미국의 최종 답변이 우리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7개 조항 제안서'로 알려진 우리의 안은 카타르 중재자를 통해 미국에 전달됐다"며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도 우리는 중재자를 통한 미국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란은 앞서 미국이 해상봉쇄와 원유 제재를 해제하고 동결자금을 반환하는 등의 조건을 수용하면 7일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할 수 있다는 제안을 카타르를 통해 미국에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이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지만 양측은 중재국을 통한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협상의 최대 쟁점은 이란 핵 프로그램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미국의 해상봉쇄·제재 해제에 초점을 맞추려는 반면 미국은 이번 합의에 핵 문제에 대한 이란의 구체적인 조치가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악시오스는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이 핵 문제에서 구체적인 진전을 보일 경우 제재 완화와 동결자금 해제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이란도 핵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이 핵 문제에서 유연성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며 강력히 부인한다"며 "현재로서는 어떠한 유연성도 없고 이에 대한 논의조차 없었다. 지금은 오직 호르무즈 해협 문제뿐"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모두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상대가 먼저 물러설 것을 기대하며 버티는 모습이다. AP통신은 현재 상황을 두고 "수개월째 양측은 상대방이 먼저 지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란 내부에서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 합의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들은 지난주 유엔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진행된 미국과의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란 측은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 전까지 종전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선거 이후 양국 간 충돌이 다시 격화할 가능성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언 카툴리스 중동연구소(MEI) 선임연구원은 "지난 2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란 핵 프로그램 등 주요 현안은 해결에 가까워지지 않았다"며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쪽을 택했지만, 이 같은 힘겨루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어느 쪽이 굴복하지 않고 더 큰 경제적 고통을 감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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