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집행한 보상금이 당초 예상보다 1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상 이후에도 토지·건물 인도가 이뤄지지 않아 제기된 명도소송도 2700건을 넘기면서 주택공급 일정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가 시행 중인 고양창릉, 남양주왕숙, 부천대장, 인천계양, 하남교산 등 3기 신도시 5곳의 예상 보상금은 총 12조1450억원이었다.
하지만 실제 집행된 보상금은 13조1726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예상보다 1조276억원, 8.5% 증가한 규모다.
보상금 증가액이 가장 큰 곳은 하남교산이었다. 하남교산의 예상 보상금은 2조9279억원이었지만 실제 집행액은 3조2684억원으로 3405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11.6%다.
남양주왕숙도 예상 보상금 3조5911억원보다 3004억원 많은 3조8915억원이 투입됐다. 고양창릉은 3조4269억원에서 3조6019억원으로 1750억원 증가했다. 부천대장은 1조3057억원에서 1조4724억원으로, 인천계양은 8934억원에서 9384억원으로 늘었다.
보상비 증가는 신도시 지정 이후 실제 보상까지 시간이 흐르면서 땅값이 오른 데다 보상액 산정 과정에서 금액이 조정된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와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명도소송도 수천 건에 달했다. 5개 지구에서 제기된 명도소송은 총 2718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고양창릉에서만 2031건의 명도소송이 제기됐다. 전체의 74.7%에 해당한다. 이어 하남교산 419건, 남양주왕숙 239건, 인천계양 26건, 부천대장 3건 순이었다.
명도소송은 보상 절차를 마친 뒤에도 토지나 건물이 사업시행자에게 인도되지 않을 경우 LH가 강제집행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이다. 소송이 길어질수록 철거 등 후속 절차가 지연되고, 주택 착공 일정도 뒤로 밀릴 수 있다.
실제 일부 3기 신도시는 당초 계획보다 입주 일정이 늦춰진 상태다. 남양주왕숙2는 당초 2026년에서 2029년 2월로, 하남교산은 2027년에서 2029년 6월로 입주 계획이 밀렸다.
정부가 신규 공공택지의 보상기간을 기존 44개월에서 24개월로 20개월 단축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병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3기 신도시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택지 지정과 지구계획 승인뿐 아니라 보상비 증가 관리, 이주 협의, 명도소송 장기화 방지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정부가 ‘닥공’을 외치며 속도전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보상과 이주에 대한 준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주택 공급 일정이 곳곳에서 멈춰 서고 있다”며 “정부는 구호에 앞서 공정한 보상과 이주 대책부터 정교하게 설계해 스스로 만든 병목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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