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유엔 총회 계기 발표
지난 6월 이슬라마바드 MOU 내용과 비슷
미국 측 동의 시 7일 후 호르무즈 개방
이란이 미국 측에 본격적인 휴전 논의를 위한 '7일 계획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및 전쟁 최종 종식 등을 논의하기 위한 첫 발판으로 미국 측에 7일 계획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계획안이 지난 6월에 미국과 이란이 합의한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와 대부분 비슷한 내용이라며, 7일 내에 양국이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이 동의하기만 한다면 이란은 즉시 계획안을 실행에 옮길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총 14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슬라마바드 MOU는 미국과 이란이 60일간 임시 휴전 기간 동안 재개방 및 핵 프로그램 등 주요 현안들을 논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60일간의 임시 휴전 기간 중 미국은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등 제재를 해제하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통항을 허용하도록 명시한 바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우리는 중재국들을 통해 미국에게 계획안을 제시했다"며 "특정 조건만 충족된다면 호르무즈 해협은 7일 후에 개방되고, (휴전) 논의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획안은 매우 분명하다"며 "그들(미국)이 이 계획안을 수용하면 그 다음날부터 (계획안) 일정이 시작되고, 7일 후에 호르무즈 해협은 개방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이란이 이같은 계획안 합의를 위해 "서두르지 않는다"며 "만일 미국 중간선거 전에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훨씬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이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중간선거 전후로 이란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줄곧 장담해 왔다.
글로벌 분쟁 전문 싱크탱크 인터내셔널 크라이시스 그룹의 이란 담당 책임자인 알리 바에즈는 이란의 7일 계획안에 대해 "현명한 움직임"이라고 NYT에 전했다.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구미가 당길 만한 제안이면서도, 이란 측에 유리한 협상 조건을 되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이슬라마바드 MOU에 합의하고 휴전 논의에 착수했으나, 이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내 통항 선박에 대해 이란의 공격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군사 작전을 개시한 가운데 휴전 논의 역시 사실상 결렬된 상태다.
하지만 미국이 이번 유엔 총회에 이례적으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아라그치 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에 입국 비자를 허용하면서 외교적 해법 가능성도 제기되어 왔다. 이란 대표단과 미국 대표단은 유엔 총회 기간 중 중재국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논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국은 이번 유엔 총회 기간에도 서로에 대한 비난을 주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총회 연설에서 이란을 '중동의 불량배'라고 폄하하며, 이란을 '멸절'시킬 수 있다고 위협했다. 반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그 다음날 연설에서 "이란은 미국 테러의 희생자"라며 미국에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양국 대표단은 상대방 정상의 연설 기간 중 모두 자리를 떠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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