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AP 인터뷰서 '중단·감축·폐기' 단계적 비핵화 구상 제시
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보도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어차피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제재를 완화하는 대신 추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을 중단시키는 거래에는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YT와의 인터뷰는 출국 전인 지난 1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약 70분간 진행됐다.
오는 22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앞둔 이 대통령은 “현재 상황에서 비핵화만을 목표로 삼으면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한다”고도 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늘리는 동안 완전한 비핵화만 요구하며 협상의 진전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AP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는 비핵화의 순서를 ‘중단·감축·폐기’로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달리는 자동차의 방향을 바꾸려면 먼저 멈춰 세워야 한다”며 단계적 접근이 북핵 문제를 해결할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두되, 첫 단계에서 핵 능력의 확대를 멈춰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북한이 매년 핵무기 10~20기를 추가로 생산할 능력이 있거나 이미 생산 중일 수 있다는 추정치를 제시했다. 북한이 체제 생존을 보장할 만큼 충분한 핵무기와 미사일을 확보했다고 판단하면 이를 수출해 돈을 벌려 할 수 있다며 “그때는 정말 위험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북한이 핵 능력의 일부만 동결하고 제재 완화 등 원하는 것을 얻은 뒤 완전한 폐기를 거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한국·미국·북한 모두에 이익이 되는 대화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며, 북한이 핵무기 없이도 안전과 번영을 이룰 수 있다고 믿을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 대화 재개의 열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있다고 봤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 있다고 기대하며, 한미 양국은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한·미 연합훈련 규모를 축소한 데 대해서는 결정 자체가 “다소 예상 밖”이었다면서도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조치로 평가했다.
대미투자 문제도 인터뷰에서 다뤄졌다. NYT는 한국 협상단이 지난해 가을 한미 정상 간 타결된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한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NYT는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한국이 텍사스주 가스화력발전소와 미국 전역의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을 제안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이란 전쟁 불참을 비판한 데 대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NYT에 다른 나라들 사이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한국군을 파견하는 것은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자신의 판단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는 “미국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말씀을 하실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간 실질 협력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A조선업 협력이 미국의 조선업과 해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에 대해서는 조직의 기능 중복과 비효율을 해소하고 현장 인력에 더 많은 권한을 줘야 한다며 개혁 필요성을 제기했다. 인공지능 발전의 혜택을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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