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이어 강훈식까지 사의…李정부 '3실장 체제' 사실상 붕괴

  • 김용범 정책실장 퇴진 20일 만에 대통령 비서실장도 책임 표명

  • 장관 후보자 5명 낙마·중수청장 검증 지연…흔들리는 인사시스템

  • 김성완 대변인으로 소통 라인 보강…정책·정무 공백 해소 과제로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한 강훈식 비서실장을 바라보며 참모진의 노고를 격려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한 강훈식 비서실장을 바라보며 참모진의 노고를 격려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1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김용범 전 정책실장이 이달 1일 물러난 지 20일 만에 강 실장까지 사의를 밝히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 국정 운영을 떠받쳤던 ‘3실장 체제’는 사실상 붕괴하게 됐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강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사실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국정 상황을 자신의 부족함으로 돌린 점을 언급하며 강 실장도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서 ‘종합적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강 실장이 사의를 밝힌 단계로 이 대통령의 수용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이 대통령이 미국 뉴욕과 멕시코 순방길에 오른 당일 청와대 정무·인사 업무를 총괄하는 비서실장이 사의를 밝히면서 국내 현안 관리 부담은 한층 커졌다.

이 대통령은 브리핑 뒤 이어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강 실장의 사의에 대해 “아직 어떻게 할지 결정을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비서실장께서 오늘 드디어 졸업을 한번 해보시겠다고 하신 것 같다”며 오랜 기간 밤낮없이 일해 온 참모들의 노고를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이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에 비하면 참모들의 고충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민생을 계속 살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비서실장을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체력적으로도 어려운 긴 기간 동안 고생들 많이 하셨다”면서도 “우리 국민들께서 현장에서, 일상 속에서 겪는 그 어려움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맡아 장관급을 비롯한 주요 공직 후보자의 발굴과 검증을 총괄해 왔다. 최근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연이어 물러나면서 인사검증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다.
 
특히 김 전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가운데 상당 부분은 사전에 확인할 수 있었던 내용 아니냐는 비판이 강 실장의 사의 표명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부 출범 이후 임명에 이르지 못한 장관 후보자는 이진숙 교육부·강선우 여성가족부·이혜훈 기획예산처·용혜인 성평등부·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모두 5명으로 늘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차제에 인사시스템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지만 후속 조치가 나오기 전에 인사를 총괄했던 비서실장이 먼저 거취를 내놓은 셈이다.
 
청와대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정무·정책·외교안보를 나눠 맡는 3실장 체제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경제·산업·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던 김 전 실장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 정책 논란 속에 사퇴한 뒤 후임 정책실장 인선은 3주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강 실장의 사의까지 수용되면 3실장 가운데 위성락 안보실장만 남게 된다.
 
후속 인사도 적체돼 있다. 김승원 후보자의 낙마로 법무부 장관 인선은 원점으로 돌아갔고,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도 추가 검증으로 미뤄졌다. 다음 달 2일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조직 구성과 청문 절차를 서둘러야 하지만 인사라인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청와대는 이날 시사평론가 출신 김성완 신임 대변인을 임명하며 대언론 라인을 보강했다.
 
김 대변인은 미디어 전문 매체인 미디어오늘 출신으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는 방송 등에서 시사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 자리는 전임자였던 전은수 의원이 지난 4월 말 충남 아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차 사직한 이후 공석이었다.
 
김 대변인이 임명됨에 따라 청와대 대변인단은 강유정 수석대변인과 김 대변인, 안귀령 부대변인 등 3인 체제를 다시 갖추게 됐다.
 
김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말씀처럼 겸허한 자세로 국민과 더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